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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백신 5억회분 기증"…시진핑 "개도국 30억弗 지원"

APEC서 `백신 리더십` 경쟁

"반도체장비 中에 팔지말라"
美, 네덜란드 ASML 압박

  • 입력일 : 2021.07.18 17:32   수정일 : 2021.07.18 18:3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영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국제사회 백신 리더십과 인도·태평양 지역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또 미국 정부는 네덜란드 회사가 반도체 핵심 장비를 중국에 팔지 못하도록 조율하고 홍콩에서의 비즈니스 위험을 부각하면서 대중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가 깨지고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는 시 주석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발언을 재차 인용하면서 반발했다. 미·중 간에 정치·경제적 긴장 상태가 계속 고조되는 양상이다.

18일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전 세계 100개국 이상 국가에 백신 5억회분을 기부한다"며 "백신 기부에 대해 정치·경제적 조건을 붙이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APEC 국가에서 필요로 한다면 인프라스트럭처 건설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외교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보폭을 넓히려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미국판 인프라 지원 방침까지 언급한 것이다.

시 주석도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 5억회분을 제공했으며 3년 이내에 30억달러어치 국제 원조로 개도국의 방역과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시 주석은 미국의 반중 전선 구축을 의식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윈윈 협력만이 유일하게 올바른 길이고, 대립과 분열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기업 ASML이 반도체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팔아서는 안 된다'며 네덜란드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도 나왔다. ASML의 극자외선 노광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5나노미터(㎚) 이하 미세한 회로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새겨넣을 수 있는 반도체 생산장비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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