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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지키는 동료 조롱하는 전공의들

의대 게시판에 참의사 리스트
집단행동 동참 안한다며 공격
일부 병원 전공의 채용나서
정부, 취업 원천차단하기로

  • 입력일 : 2024.03.07 17:46   수정일 : 1970.01.01 09:00
의사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을 지키거나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 명단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 최근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참의사'라고 했지만 사실상 조롱이 담긴 내용이었다. 여기에는 전국 70여 개 수련병원별로 의료 현장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소속 과와 출신 학교, 이름 중 일부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며 "정확하게 어느 병원 무슨 과 몇 년 차인지 알려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모교인데 안타깝다" "평생 박제해야 한다" "환자 곁을 떠날 이유가 없다니, 웃기다" 등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단에서 공격받는 전공의가 있다는 사실에 정부는 유감을 표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악성 댓글 공격을 받고 지금이라도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눈치를 보면서 머뭇거리는 전공의가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장에 남아 있는 의료진은 최대한 지키되 업무개시명령을 어기고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해선 법과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6일 수련병원 100곳에 대한 현장점검을 완료했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의 개원가 취업도 원천 금지할 예정이다. 실제 개원가에서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일반 의원에서 전공의를 채용하면 해당 전공의가 겸직 위반으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사직의 효력을 둘러싼 법정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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