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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거부 의협, 교수협 중재도 안통했다

정부와 대화 입장차 극명
서울대 교수협 긴급회동

  • 입력일 : 2024.02.26 17:56   수정일 : 1970.01.01 09:00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가 연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정부와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이 속한 대학병원과 의대 교수들이 나서서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이 서울대 의과대에서 전공의들과 긴급 회동을 가졌다. 그동안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 실질적인 협의는 4월 총선 이후로 연기하고, 그 기간 동안 의제 설정과 기본적인 의견 교환을 지속하자고 제안해왔다. 하지만 오후 들어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전공의 사이에서 중재에 나섰던 정 비대위원장과 김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이 전공의와 학생들을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를 결정했다.

다른 대학의 의대 교수들도 움직이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지난 23~24일 200여 명의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 중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비율이 55%로 절반 이상이었다. 구체적으로 '500명 증원'(24.9%)이 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의약 분업 이전 수준인 350명 증원'은 42명(20.9%), '2000명 증원'은 8명(4%)으로 집계됐다. 홍승봉 성균관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은 "의협은 숫자를 제시하지 않고, 정부는 2000명으로 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를 비롯한 교수협의회의 협상 자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가 무슨 자격으로 협상을 하느냐"고 말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원장은 "기성 선배님들의 대표기구인 의협과 교수 비대위는 나와 동료 전공의를 대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개 국립대병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민호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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