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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방역 중대사건"…북한, 코로나에 뚫렸나

정치국 회의서 고위간부 질타
간부혁명 언급, 물갈이도 시사

  • 입력일 : 2021.06.30 17:38   수정일 : 2021.06.30 19:46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코로나19 방역에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을 강하게 질책했다. 김 총비서는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며 대규모 인사 교체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3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인 2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소집했다. 김 총비서는 회의 소집 목적에 대해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국가비상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중략) 당의 중요결정집행을 태공(태업)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김 총비서는 거듭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을 질타하면서 "지금은 경제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통신은 실제 대규모 인적 '물갈이'가 진행됐음을 밝혔다. 통신은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정치국 위원,후보위원들을 소환·보선하고 당중앙위원회 비서를 소환·선거했음 국가기관 간부들을 조동(다른 곳으로 파견)·임명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룰 두고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등 김 총비서가 그토록 강조해오던 방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방역 실패를 핑계 삼아 경제난 등 국가운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간부들에게 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대북제재 장기화에 따른 경제난·고립이 심화되면서 높아지고 있는 주민들의 불만을 의식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에서 김정은 다음 가는 공식서열 2~5위인 정치국 상무위원직의 변화도 예고한 것은 현 국난에 대한 책임을 지울 대표적인 희생양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단 통신은 구체적으로 누가 경질되거나 추가 임명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총비서와 최룡해, 조용원, 리병철, 김덕훈 등 5명이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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