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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차관 4년반만에 회담

내년 수교 30주년 계기
한한령 폐지 적극 요구

싱하이밍 "한국 대선 결과 상관없이 한중발전"

  • 입력일 : 2021.12.23 17:48   수정일 : 2021.12.24 10:14
한국과 중국 외교차관이 4년반만에 화상으로 만나 한중관계의 중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에 양국 차관이 만나 첫 대화를 한 이후 집권말에 두번째 전략대화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미중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전략대화에서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비롯 향후 양국관계에 대해 한국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3일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제9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화상회담 형식으로 개최했다. 이번 전략대화는 지난 9월 15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가급적 빠른 시일내 차관급 전략대화를 개최하자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난 2017년 6월 임성남 당시 외교부 1차관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장예쑤이 당시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회동을 가진 후 4년반만에 처음이다.

전략대화가 양국간 외교 현안보다는 중장기적인 외교 전략을 논의하는 고위급 대화 자리이니만큼 내년 한국 대선 이후 에도 이어져나갈 한중관계의 기본 원칙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특히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선포한 것을 계기로 양국간에 문화·인적 교류의 전면적 회복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반발로 한국 문화콘텐츠 등에 대한 금지(한한령)를 6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에따라 외교부는 중국에 영화·게임 등 한국 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교류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국 관계에서 도전 과제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한중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전방위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데 이어 경제안보를 둘러싼 미중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지난주 미 국무부 호세 페르난데스 차관은 한국을 방문해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처(사회기반시설) 동맹 '블루 닷 네트워크'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최근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한국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지만 한국은 대체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한국 내년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간에 (한국의) 새 정부는 한중 관계 발전에 전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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