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탈레반 '방송 쇄국정책'…TV드라마 女출연 금지

  • 입력일 : 2021.11.22 17:31   수정일 : 1970.01.01 09:00
앞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여성 배우들을 볼 수 없게 된다. 해외 드라마의 아프간 내 방영도 금지된다.

22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프간 정권을 재장악한 탈레반은 사실상 '방송 쇄국정책'에 해당하는 이러한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탈레반은 이번 지침을 통해 뉴스에 나오는 여성 기자와 출연자들의 경우 반드시 머리를 덮는 스카프를 착용하도록 했다. 지침에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의 가치에 어긋나거나 외국의 문화적 가치를 홍보하는 영화에 대한 방영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종교를 모욕하거나 아프간인에게 모욕적으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나 오락물 등도 전파를 탈 수 없게 됐다.

탈레반은 지난 8월 정권 재장악 이후 여성들의 교육·직업 활동 등 사회 참여 기회를 제한했다. 당시 탈레반은 이 같은 학습·노동 권리 침해가 여성들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일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텔레비전 기반 대중예술에서도 여성들을 퇴출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모습을 보였다.

BBC는 갑작스레 발표된 지침을 예상하지 못했던 아프간 방송계가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인 단체 관계자는 BBC에 "규칙 중 일부는 실용적이지도 않고, 실제로 시행될 경우 방송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