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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액화천연가스 일부…여름까지 유럽에 보낸다

"동절기 수급난 해소로 여력"
미국측 제안에 뒤늦게 화답

  • 입력일 : 2022.04.27 23:21   수정일 : 2022.04.27 23:22
한국이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보내기로 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유럽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LNG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국내에 보유 중인 LNG 일부를 올여름까지 유럽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으로 보내는 가스의 물량 등 세부조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초기 미국 측이 유럽에 대한 LNG 전용을 요청할 때만 해도 국내 전력 수급이 빠듯했다"며 "동절기가 지나면서 전력 수급상 여력이 생겼기 때문에 (미국 측의 요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유럽에 LNG를 전용할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나설 경우 러시아가 보복 차원에서 유럽에 LNG 공급을 중단할 것이란 우려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보유 중인 LNG 일부를 유럽으로 돌리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즉각 밝혔다. 반면 한국은 동절기 전력 수급 등을 고려하면 국내 수요를 맞추기도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며 난색을 표했다. 유럽은 LNG 수요의 약 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러시아가 LNG 공급을 중단하면 심각한 수급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날 러시아는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LNG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방 제재에 맞서 '에너지 무기화'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두 나라가 가스 대금을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며 루블화 결제에 동의할 때까지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유럽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3분의 1로 줄이고, 2027년 말까지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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