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文 구독신청

'창업천국' 판교…외국인·청년 몰린다

빅데이터로 본 판교밸리 24시

출퇴근 4년새 75% 증가
인재 유입도 가속화
"해외서 벤치마킹하러
年 1천명 넘게 찾아와"

  • 입력일 : 2019.02.17 18:45   수정일 : 2019.02.18 09:29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인 코그놋 안젤롯 씨(23)는 한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판교에 있는 스타트업에 취업했다. 안젤롯 씨는 "수많은 IT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판교가 앞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를 능가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다"며 "맨몸으로 아이디어만 가진 전 세계 청년들이 회사를 만들기에 가장 편한 곳이 바로 판교"라고 말했다.

'기업 시작하기 좋은' 판교에 외국인과 청년, 기업 그리고 돈이 몰려오고 있다.

17일 한국스마트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첫째주 판교역으로 출퇴근한 사람들의 숫자는 하루 평균 2만5731명으로 4년 전에 비해 75% 이상 성장했다. 2015년은 판교 테크노밸리가 본격 개장한 시점이다. 성남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상권분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8년 10월 기준 판교 테크노밸리 유동인구는 12만827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 늘어났다. 박진수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판교클러스터 팀장은 "테크노밸리 조성 이후 판교 쪽으로 젊은 인재들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이 지역에 모두 6만2000여 명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데 그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4만1600여 명이 20·30대"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40개의 외국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열었는데 모두 108개 국가에서 1771개 팀이 지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캠핑텐트 안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오나나'의 바우터 반데르메이즈 대표는 "한국은 회사를 설립하기에 편하고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제조 스타트업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전체 면적은 불과 1㎢가 채 되지 않는 공간(66만㎡)이지만 여기에 1400여 개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제주도 전체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기업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2017년 연간 이 지역(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생산한 매출액은 79조원"이라고 했다. 경제적 가치로 치면 평균 영업이익 기준 약 20조원인데, 연면적 1849㎢인 제주도의 연간 지역내총생산(GRDP) 18조원보다 많은 것이다. 이경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10년 전 구상했던 판교의 모습이 어느 정도 구현된 것 같다"며 "지난 1년 사이 1000명이 넘는 해외 기관 관계자들이 판교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출범 후 판교는 새로운 기업과 비즈니스를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 러시아 출신 스타트업 '푸캄'의 CEO인 김제니 씨는 "판교에서 회사를 설립하는 데 일주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집적된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 산하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본투글로벌의 김종갑 센터장은 "회사 설립이나 해외 진출까지 정부 서비스가 판교에 집약돼 있다"고 말했다.

[판교 = 신현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