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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원유수출 제로로" 유가 급등…韓산업계 비상

한국 제재 예외 인정 힘들듯

  • 입력일 : 2018.10.16 17:54   수정일 : 2018.10.16 21:59
◆ 고유가 시대 오나 ◆

미국이 오는 11월 4일로 예정된 대이란 원유 제재를 앞두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과 관련해 미국과 사우디 간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유가 급등에 따른 후폭풍이 국내 산업계 쪽에도 만만치 않게 불어닥칠 전망이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란 문제 특별대사)은 15일(현지시간) 유럽 방문 후 콘퍼런스콜에서 "이란은 원유 판매 수입을 중동 지역의 테러리스트 지원에 쓰고 있다"며 "미국의 목표는 가능한 한 빨리 이란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비해 지난 8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평소 대비 5분의 1 수준인 200만배럴로 축소했고, 지난달엔 수입량이 6년여 만에 0으로 떨어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한미 간 회의를 통해 제재 예외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미국에서 가부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란 제재가 장기화하면 지속적으로 원유 수입처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업계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훅 국장은 "대이란 제재가 시장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시장 반응은 달랐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1.78달러로 전일 대비 0.61% 올랐다. WTI는 최근 한 달 새 4.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음달 4일을 기해 이란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란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양국 간 긴장은 고조될 전망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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