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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둔화·고용악화에 결국…'36조 건설카드' 꺼낸 김동연

내년 건설관련예산 증액

  • 입력일 : 2018.08.09 18:00   수정일 : 2018.08.10 13:38

경제성장 둔화에 일자리 상황마저 최악을 벗어나지 못하자 정부가 36조원 안팎의 대규모 건설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정부가 제출한 올해 건축·토목 등 전통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7조8000억원이었는데, 국회에서 증가해 최종 19조원이 됐다"며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작년 정부안보다 증액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기존 예산안 분류상 SOC 예산은 내년에 18조~19조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국회에서 작년(1조2000억원)만큼 증액될 경우 20조원도 돌파할 수 있다.

김 부총리는 또 '생활혁신형(주택·도시재생)' 및 '지역밀착형(문화·체육시설 및 관광 인프라스트럭처)' SOC 투자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두 분야는 예산 분류상 대부분이 복지·문화 예산 등에 속하지만 사실상 건설업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올해 8조원 규모인 생활혁신형 SOC 투자를 내년에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증액하고, 지역밀착형 SOC도 올해 6조원에서 내년 7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내년도 건설 관련 예산이 총 36조원 안팎으로 올해 대비 3조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건설 관련 예산을 늘리는 배경은 일자리와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업이 정부 부동산 규제와 SOC 투자 축소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건설 투자는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그 결과 건설업이 대부분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전년 대비 10만명 이상 크게 줄었다.

김 부총리는 "고용과 소득분배 상황이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재정지출 소요가 발생했다"며 "내년 예산 총액 증가율도 당초 얘기했던 7%대 중후반보다 더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이 428조8000억원이기 때문에 8~9% 증가를 가정하면 내년 예산 규모는 465조~470조원이 된다.

그 밖에 올해 19조7000억원이 배정된 연구개발(R&D) 예산도 늘려 최초로 20조원을 넘기도록 하고, 혁신성장을 위한 플랫폼 경제와 스마트공장·스마트팜·자율주행차 등 8대 선도 사업에 5조원 이상 투입하기로 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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