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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 없는데 근로시간 줄이고 최저임금까지…공장 해외로 갈 판

매경·IBK기업銀 `희망中企포럼`…중기인 정부에 호소

  • 입력일 : 2018.02.21 17:57   수정일 : 2018.02.21 20:15
◆ 제 60회 희망중기포럼 ◆

"최저임금 인상으로 혜택받는 대상은 국내 인력이 아니라 외국인 인력입니다. 중소기업에 일할 사람이 없는데 근로시간 단축은 또 무슨 소리입니까. 최저임금 2만원을 줘도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에 안 옵니다. 이게 중소기업의 현실이에요."(서울 금천에 위치한 K공구업체 이 모 대표)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0회 희망중소기업포럼'에서는 중소기업계의 최대 현안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매일경제신문사와 IBK기업은행,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초청 강연으로 진행됐으며 300여 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서울 금천구에서 공구 제조업체를 22년째 경영 중이라고 소개한 이 모 대표는 홍 장관에게 질의하면서 "대기업들은 이미 우리나라를 떠났고 중소기업들도 공장 등 설비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모 대기업 1차 협력업체를 사례로 들며 "이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했더니 추가 비용이 40%가량 인상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것이 한 번이 아니라 내년과 후년까지 이어진다면 공장을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도 베트남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적용을 국내 인력과 해외에서 온 인력을 동일시해서는 안 되고 임금체계를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구로에서 금형공장을 경영하고 있는 이 모 대표도 "국내는 최저임금이지만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최고 임금"이라며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부담을 덜어줄 것을 요구했다. 중견기업 김 모 회장은 "한국은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관광대국도 아니고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같은 자연유산도 없다. 오직 인적자원에 의존해서 경제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는데 왜 자꾸 유럽 노동 환경을 따라가자고 하느냐"며 "결국 경제 후퇴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충남 논산에 위치한 식품업체 김 모 대표는 지방 기업들의 인력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서울에서 사업하다가 논산으로 가니까 가장 큰 문제가 사람을 구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지방 소재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지원해주면 지방 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홍 장관에게 요구했다. 그는 또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 지원 대상 기준이 7년 이하 설립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기술 개발을 하다보면 7년 금방 간다. 7년 연한이라는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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