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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25년 저임금 의존…미래 50년은 달라져야 소비·환경·도시 주목을

  • 입력일 : 2017.08.22 17:48   수정일 : 2017.08.23 18:11
◆ 韓中 수교 25년 (下) / 정광영 KOTRA 중국본부장 ◆


"지난 25년간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저임금'만 바라봤다. 앞으로 50년 중국 사업의 성패는 '소비·환경·도시'에 달려 있다."

한중 수교 25년을 맞아 지난 16일 베이징에서 만난 정광영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과거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우리나라 기업과 경영자들이 지금까지 관행대로 중국을 바라보고 공략해서는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한중 관계를 재설정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 모든 문제를 사드 때문인 것처럼 엮어서는 안 된다는 따끔한 충고였다. 정 본부장은 중국 대륙 19개 무역관(홍콩, 대만 포함)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롯데마트 영업정지, 단체여행 금지, 일부 품목 통관 거부 등을 직접 촉발한 원인은 사드가 맞지만 본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후 중국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사드에 가려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본부장은 우리보다 앞서 중국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대만의 무역진흥기관인 타이트라(TAITRA) 관계자와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그 관계자는 정 본부장에게 "문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에게 있는 게 아니라 신창타이(뉴노멀)에 있다"며 "중국 정부의 준법경영 강화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50년, 100년 한중 교역의 돌파구를 '환경·소비·도시'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준법경영은 기본이다. 소비와 도시라는 키워드는 현금 사회에서 모바일 결제 시대로 직행한 중국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급격한 도시화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정 본부장은 "웬만한 상점에서 모바일 바코드로 결제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 될 것"이라며 "모바일 결제는 중국인들의 소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핀테크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있다. 모든 일상이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하다"며 "그만큼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도 크게 바뀌었는데 옛날 방식을 고수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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