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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의 '오커스' 뒤끝 "유럽 자주국방 나서야"

美 자국우선주의 대응 강조

  • 입력일 : 2021.09.29 17:09   수정일 : 2021.09.29 17:12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자국 우선주의에 유럽이 '순진하게' 대응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체적인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그리스와 30억유로 상당의 호위함 공급 계약을 체결한 직후 열린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호주가 프랑스 잠수함 구매계약을 파기한 이후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지난 10년 조금 넘는 기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것이 유럽에 미치는 결과를 파악하지 못하고 순진하게 굴 경우 우리는 끔찍한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는 문제를 키우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호주의 잠수함 계약 파기에도 미국이 프랑스의 동맹일 것이며 유럽의 전략적 유대 강화가 미국과 유럽 동맹을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호주는 지난 15일 미국·영국과 3국 간 안전 보장 협의체인 '오커스(AUKUS)'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2016년 프랑스 나발그룹과 체결한 560억유로(약 77조원) 규모의 차기 잠수함 개발 건조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대신 호주는 미국과 영국에서 핵심 기술을 지원받아 자체적으로 핵잠수함 8척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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