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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안보" 美국방부 등에 업힌 인텔

펜타곤 "전폭지원 하겠다"
3억2000만달러 사전주문

  • 입력일 : 2021.08.24 17:32   수정일 : 2021.09.10 14:27

인텔이 미국 국방부와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파운드리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었다. 앞서 펜타곤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미국 내 반도체 설계·생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는데, 인텔이 사전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인텔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미국 정부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인텔이 참여하는 펜타곤의 프로그램은 'RAMP-C(Rapid Assured Microelectronics Prototypes-Commercial)'로, 국방부가 필요로 하는 반도체를 미국 내 파운드리 기업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목적이다. 인텔은 이번 프로젝트를 올해 출범한 파운드리 사업부가 전담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IBM, 케이던스, 시놉시스 등 반도체 설계 기업인 팹리스 업체들과 협업해 국방부가 요구하는 반도체를 공급할 방침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얻은 교훈 중 하나는 반도체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면서 "인텔은 첨단 반도체를 설계·제조하는 유일한 미국 회사"라고 강조했다. 국방부가 반도체 생산에 예산을 투입한 이유는 미국이 반도체 설계에만 집중한 탓에 제조 기반을 상실해 왔는데, 정부 주도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는 2014년 IBM의 관련 사업부를 인수했지만, 이후 한국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기술력에서 밀리기 시작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해 대규모 반도체를 생산하는 곳은 현재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국방부의 RAMP-C 프로젝트는 이 같은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7나노(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는 4~5나노 개발·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국방부는 RAMP-C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내년도 예산에 총 23억달러를 반영한 바 있는데, 인텔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3억2000만달러를 우선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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