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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시리아사태?…유럽, 난민행렬에 긴장

아프간 엑소더스에 불안 증폭

파키스탄 국경 300만명 넘어
메르켈 "유엔과 지원책 협의"

  • 입력일 : 2021.08.17 17:44   수정일 : 2021.08.17 20:21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접수하자 유럽 각국은 2015년 시리아 난민 위기가 재연될까 염려하고 있다. 탈레반이 예전처럼 폭압통치를 펼칠 것을 우려한 아프간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기 이전에 아프간인 수십만 명이 이미 유럽연합(EU) 역내나 인근 국가로 피난한 상황이라고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회원국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각료회의를 열고 아프간 난민 피난 행렬의 전개 양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메르켈 총리는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웃 국가들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유엔난민기구(UNHCR)와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북쪽으로 넓게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에서는 유혈 사태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프간 난민이 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메르켈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고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해 아프간 구조 작전과 추후 대응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반난민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전날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에도 망명 신청이 거부된 아프간인을 강제로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APA통신에 "보호가 필요한 이들은 원래 출신국 인근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가리티스 스키나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탈리아 신문 라스탐파에 "아프간 위기는 유럽이 새로운 이주협약에 합의할 시점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EU 27개 회원국은 아직 공동 난민 보호 정책이나 난민의 공정한 분산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17일 아프간 사태를 논의했다.

중동과 아시아에서 유럽을 향하는 길목에서 시리아 난민 수백만 명을 수용한 터키도 아프간 난민 유입을 걱정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을 통한 아프간 이민자 유입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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