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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이란서 빈손 귀국

41년만에 방문했지만
美와 갈등 중재 성과못내

  • 입력일 : 2019.06.13 17:38   수정일 : 2019.06.13 21:57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재역을 맡겠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심 차게 추진한 이란 방문이 큰 성과 없이 끝났다.

아베 총리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13일 면담했으나 미·이란 간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하메네이는 면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아베 총리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 대해서는 "우호국이지만 불만도 있다"고 말했다고 NHK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진행한 회담에서도 미국과 이란 간 대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하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일본은 중동 내 긴장을 막는 데 최대한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중동의 안정과 평화는 이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번영에도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먼저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발생하면 침략에 맞서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며 "중동 긴장은 이란을 겨냥한 미국 경제 제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중재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공교롭게 아베 총리가 이란을 방문 중인 13일 오전 이란이 속한 걸프해역에서 일본 관련 화물을 실은 대형 유조선 2척이 피격됐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걸프해로 이어지는 오만 일대에서 피격된 대형 유조선 2척 중 1척은 일본 해운사가 빌려 운영 중이던 배"라면서 "피격 당시 일본인은 없었고 승무원은 전부 구조됐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 총리가 이란을 방문한 것은 1979년 후쿠다 다케오 당시 총리 이후 41년 만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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