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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학들 안내던 재산세 비상…서울대 등 8곳 1020억 낼판

2022년부터 면세 폐지
대학들 `재정 붕괴` 우려

  • 입력일 : 2018.12.10 17:58   수정일 : 2018.12.11 11:58
초·중·고교와 대학 등 모든 학교 소유 부동산에 대한 현행 재산세 면세조항이 2021년 말까지만 적용되는 '시한부 조항'으로 바뀌면서 교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연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재산세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될 처지가 된 대학들은 내년 8월 시행을 앞둔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에 더해 재정난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초·중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상 학교가 보유한 부동산 관련 재산세와 취득세를 2021년 12월 31일까지 면제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이 내용은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월께 입법한 내용이다. 그동안 학교는 교육·학술기관이라는 이유로 지방세 과세를 계속해서 면제받았지만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2년 1월 1일부터 과세 대상에 포함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매일경제가 서울 소재 주요 대학 8곳을 대상으로 개정안 시행에 따른 추가 세금 부담을 취합한 결과 연간 1020억원 규모에 이르는 재산세가 추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서울대 250억원, 연세대 250억원, 건국대 235억원, 고려대 84억원, 성균관대 70억원, 이화여대 50억원, 한양대 50억원, 한국외대 30억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이 지게 될 재산세 부담이 연 1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대학교가 소유한 부동산 중 일부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돼 향후 보유가치가 오르는 만큼 대학교가 부담하는 비용 또한 점차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에 없던 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대학가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매년 납부하려면 혹독한 구조조정 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 인건비 삭감, 부동산 매각, 온라인 강좌 증가 등 대학 교육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 예산이 대부분 경직성 예산인 점을 감안할 때 비용이 수억 원만 늘어도 재정 압박이 상당히 크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가에 이 같은 세금폭탄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정부가 교육기관에 무조건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던 '학교'를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되 과세특례 성과지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여부에 따라 일몰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희래 기자 / 강인선 기자 /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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