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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정부, 우리 승인 없인 대북제재 해제 안할 것"

트럼프 `5·24 해제` 공개 제동
`승인` 발언 주권침해 논란

  • 입력일 : 2018.10.11 17:57   수정일 : 2018.10.11 22: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에 대해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승인(approval)'이라는 비외교적 단어까지 써가며 제재 완화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동의'나 '협의'가 아니라 '승인'이란 단어를 쓴 것이 트럼프식 화술임을 감안해도 주권국 사이에 허용되는 표현 수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5·24 조치 해제'에 대한 물음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가 이후 "범정부 차원의 본격적 검토는 아니다"고 발언 수위를 낮춘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가 가시화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선(先) 비핵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중대한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며 "나는 그것(제재)을 해제하고 싶지만 그러려면 우리가 무언가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도 관련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는 비핵화 뒤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비핵화에 빠르게 도달할수록 제재도 더 빠르게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남북 간 경제 협력 사안에 대해 부분적 제재 예외를 미국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보류'하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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