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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미사일 개발 중단 안해…시리아·예멘에 무기수출 시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보고서
美비핵화 목표 손상시키는 위반 심각"

  • 입력일 : 2018.08.05 18:18   수정일 : 2018.08.06 10:56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시리아와 예멘 등에 무기 수출도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또 북한이 유엔 결의에 따라 금지된 석탄 등의 수출은 물론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 수입도 계속하는 등 사실상 제재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FP통신, 일본 교도통신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149쪽 분량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문가 패널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5㎿ 규모의 원자로를 계속 가동 중"이라며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5개월간 확인된 선박 간 불법 해상 환적 사례만 89건에 달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적시됐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석유 거래에 연루된 선박이 40척에 달하고, 관련 기업은 130곳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해상 위치추적시스템을 차단하거나 소형 선박을 이용하는 등 환적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석탄 등의 불법 수출을 통해 작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400만달러(16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보고서를 인용해 같은 기간 북한의 섬유 수출 물량이 1억달러 이상이라고 전했다. 북한 외교관들이 해외 은행 계좌를 개설해 불법 거래에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시리아, 예멘, 리비아, 수단 등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무기 수출이 여전히 시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4일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가 예멘의 후티반군에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공급하려고 시도한 것을 전문가들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시리아에는 2011년에 이어 2016년과 작년에도 북한 기술자들이 방문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북한은 시리아의 무기상인 후세인 알알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유엔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6개월 단위로 중립적 전문가들이 작성하는 것이다.

 앞서 미국 정부가 석유 불법 거래 등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 등의 제재 위반을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유엔의 공식 보고서가 이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북한 노동자 신규 고용을 금지한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지난달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까지 거론했던 중국과 러시아는 연내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석유 수출을 금지해야 한다는 미국 요구에 대해 "근거가 더 필요하다"며 수용을 거부한 상태다. 미국은 대북 제재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으나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4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손상하는 어떠한 위반도 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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