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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사에 15일 장성급회담 제안

미군 유해송환 실무회담엔 불참

  • 입력일 : 2018.07.12 21:04   수정일 : 2018.07.12 22:34
북측이 판문점에서 12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미군 유해 송환 실무회담에 불참한 뒤 유엔군사령부(유엔사) 측에 장성급 회담을 하자며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판문점에 나와 북측과의 회담 개최를 시도했던 유엔사 관계자들에게 '오는 15일에 장성급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판문점에 나갔던 유엔사 측 장교들이 영관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북측에서 대표단의 격을 높여 회담을 하겠다는 뜻을 전한 셈이다.

이는 북측이 이번 실무회담이 미·북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협의인 만큼 장성급이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회담이 성사되면 9년여 만에 북한군과 유엔사 간 장성급 회담이 열리는 만큼 북측이 유해 송환 문제 이외의 현안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유엔사 측은 이날 실무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판문점으로 이동해 북측과 회담 개최를 시도했다. 그러나 북측에서 확답을 주지 않고 판문점에도 나오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실무회담 개최일을 두고 유엔사(미군) 측과 북측 간 다소간의 혼선이 빚어졌다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7일 방북 일정을 마친 뒤 "12일께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북측과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구체적으로 날짜를 적시하지 않았고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북측에서 유해 송환에 필요한 기술적인 준비가 완료되지 않아 유엔사 측의 회담 개최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개연성도 있다.

한편 미군 측은 현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유해 운반용 나무상자 100여 개를 실은 차량을 대기시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북측으로부터 유해를 넘겨받는 대로 이를 오산 미군기지로 옮긴 뒤 수송기편으로 하와이에 있는 히컴공군기지의 법의학 감정실로 보내 신원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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