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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 폭행 얼버무리는 中에 "엄격히 처리하라" 의원단 요구

박병석 등 中 양제츠 만나

  • 입력일 : 2018.01.17 17:59   수정일 : 2018.01.17 19:30
지난 16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여야 의원단이 중국 외교사령탑 양제츠 국무위원을 만나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엄정한 처리를 요구했다. 17일 의원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양제츠 위원을 면담한 자리에서 박병석 단장(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방중 때 (중국 경호원의) 한국 기자 폭행 문제에 대해 중국이 국제관례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이어 "그렇게 하는 것이 한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단 측은 박 의원이 '국제기자연맹(IFJ)의 관례와 기준'을 중국 측에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국제기자연맹은 한국 기자 폭행 사건 직후 "언론은 공격의 위협 없이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어야 하며 이 사건은 매체의 권리를 침해한 사건"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치안 통제를 담당하는 자오커즈 중국 공안부장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어떠한 노력을 할 것인지도 공개하라"고 중국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양제츠 위원은 이날 한국 의원단 측 요구에 대해 "기자 폭행 문제는 불행한 사건이며 관련 문제는 상황을 잘 파악했고 적절히 처리해서 한국 측에 통보했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서울을 방문한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우리 외교부에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외교적 수사와 달리 중국 공안 조사는 꼬리 자르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집단 폭행 사고를 일으킨 경호업체에 책임을 묻지 않은 채 경호원 한 명의 우발적 폭행으로 사건을 종결지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폭행당한 매일경제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사건 발단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행사장 폐쇄회로TV(CCTV) 영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은 "이번 폭행 사건은 단순히 한국 언론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단체가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기자연맹은 폭행 사건 후 성명을 통해 "한국 동료와 연대해 중국 당국의 사과를 요구한다. 중국 내부에서 자국 기자는 물론 외국 기자들의 취재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매체의 안전과 보안에 중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밝히는 등 국제 언론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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