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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영 "정치적 대사건…제재 완화", 日 신중 "불가역적 폐기로 이어져야"

주변국 환영했지만…온도차

  • 입력일 : 2018.04.22 18:04   수정일 : 2018.04.22 20:11
◆ 한반도 비핵화 세기의 담판 ◆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다는 북한의 발표에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일제히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후속 조치에 대한 요구는 나라별로 엇갈렸다. 특히 중국과 일본 간 입장이 대조를 이뤘다. 일본은 이번 발표가 기존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현 수준의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중국은 북한이 경제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북 제재 완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대화 국면에서 대북 압박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1일 "북한의 발표를 전향적인 것으로 환영하고 싶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움직임이 핵·대량살상무기·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폐기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일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대로 미·일, 한·미·일이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대북 압박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비해 중국은 북한의 발표 직후에 루캉 외교부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 수준 향상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환영을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새 전략 노선을 선포한 것은 '정치적 대사건'"이라는 평까지 내놨다. 중국에선 북한이 핵 동결을 선언한 상황에서 대북 압박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미국이) 조속한 시일 내에 신속하고 열의 있는 입장을 표명하길 바란다"며 한미연합훈련 축소 혹은 중단, 북한에 대한 유엔 및 한·미·일 독자 제재 중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정세가 러시아와 중국이 제안한 한반도 문제의 로드맵(평화적·단계적 해결 방안)에 따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만족스럽게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EU와 유럽 주요국들도 북한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 중단 선언은 긍정적이며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원해온 조치"라고 환영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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