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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끝난 해외펀드…베트남·美는 '맑음'

베트남, VN지수 올 16%↑…올 5700억 신규자금 몰려
북미펀드엔 역발상 투자…저가매수 1700억 베팅
중국, 고점논란에 `흐림`…올해 1780억 빠져나가

  • 입력일 : 2018.04.18 17:13   수정일 : 2018.04.18 17:16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됐지만 해외 펀드에 쏠리는 투자자 관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지난 17일까지 9000억원에 육박하는 뭉칫돈이 해외 주식형 펀드로 몰렸다. 수익률이 높았던 베트남 펀드와 저가 매수세가 몰린 북미 펀드를 두 축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반면 중국 펀드는 증시 고점 논란이 불거지며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17일까지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8816억원 늘었다. 베트남 펀드에만 5729억원이 몰려 설정액 증가분 절반 이상을 독식했다.

베트남 증시는 올해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랠리를 펼치고 있다. 올해 995.77로 개장한 베트남 VN지수는 17일 1153.28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지수가 15.8%나 뛴 것이다.

그 덕에 국내에 설정된 15개 베트남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 역시 14.2%에 달한다. HDC베트남적립식 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16.6%,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 수익률이 15.39%를 찍고 있다. 유리베트남알파펀드(14.16%) 미래에셋베트남펀드(14.05%) 수익률 역시 고공 행진 중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앞으로 VN지수가 더 갈 거라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잇달아 베트남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가 기업공개(IPO) 등을 비롯한 증시 부양책을 내놓고 있어 올해도 수익률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미 펀드는 향후 수익률 회복을 노린 '역발상 투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대비 북미 펀드 평균 수익률은 0.36%에 불과해 간신히 마이너스 펀드 신세를 벗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이슈가 강타했던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수익률이 -2.73%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북미 펀드에 1753억원을 베팅하며 여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 봐도 125억원 규모 투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펀드, 피델리티연금미국펀드는 연초 대비 각각 3.37%, 2.3% 수익률을 내며 조정장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베트남을 축으로 동남아시아 등지에 투자하는 신흥아시아 펀드도 올해 들어 1421억원을 유치하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해 폭발적으로 팔려나간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효과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8월 40만개 수준이던 해외 비과세 펀드 계좌 수는 제도 일몰을 앞둔 11월에 87만개, 12월에는 141만개까지 급등한 바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추가 납부를 염두에 두고 소액만 넣어놓은 계좌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까지 계좌를 개설하면 이후에 3000만원 한도로 불입한 투자금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보장하는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에만 60만개에 가까운 신규 계좌가 만들어졌는데, 그중 상당수가 올해 적립식으로 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뜨거운 인기를 끌었던 중국 펀드는 올해 들어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올해 들어 중국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1781억원에 달한다. 중국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73%로 저조했다. 최근 1개월 기준 수익률이 -7.41%로 크게 떨어진 게 결정타로 작용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이슈가 불거진 이후 중국 증시가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점 논란이 불거진 중국 증시를 놓고 무역분쟁 이슈가 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템플턴차이나드래곤펀드, 하나UBS차이나포커스해외펀드, 미래에셋차이나인프라섹터펀드 등이 연초 대비 4%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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