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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악성댓글 예민할 필요 없어"…'文 비판기사' 댓글고충에 조언

무작위 지목에 중복 질의하고 집값 등 민생관련 질문은 못해

  • 입력일 : 2018.01.10 17:42   수정일 : 2018.01.11 09:29


◆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

"기자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안 좋은 댓글이 달리는 때가 많습니다."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선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의 악성 댓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악플, 문자를 통한 비난을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며 "기자들도 담담하게 생각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회견 후 주요 인터넷 포털에서 해당 질문을 한 기자 이름이 검색 순위 10위권에 오르며 개인 신상 정보가 공개됐고,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목했다. 이 때문에 지목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두 손을 모두 들어 질문 의지를 드러내는 건 기본이고,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과 촛불 모양 막대기를 흔드는 기자들도 있었다.

또 짧은 시간에 기자 200여 명이 무작위로 지명되다 보니 질문이 중복되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질문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경제 분야 질문 시간에 연이어 외신기자들을 지명했고, 이들은 한반도 안보 상황에 관한 질문을 했다. 아무래도 외신기자들은 한국 경제 상황보다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금리 상승기 가계부채 대책, 추가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을 할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웠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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