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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지속" 日 "시간 낭비"…남북대화 주변국 곱지않은 시선

중국은 "남북회담 지지"

  • 입력일 : 2018.01.09 17:43   수정일 : 1970.01.01 09:00
◆ 남북 고위급 회담 ◆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지만 주변국들은 여전히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속적인 압박을 촉구했고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는 시간 낭비'라며 한층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메시지 전달에 나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남북 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집중적으로 가해 온 압박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때까지 압박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위급 회담 성사가 북한의 태도 변화 또는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한 제재·압박 정책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섣불리 제재 완화에 나서기보다는 압박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압박 강도를 낮춰 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판단과도 상통한다.

미국 국무부는 대화가 일시적인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번 고위급 회담으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빌미로 제재 완화와 자금을 요구할 경우 한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본은 미국보다 더 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지난 25년간 대북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북한의 일시적인 대화 전략에 한·미·일이 말려든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화를 우선하는 한국 때문에 북한에 대한 국제공조가 무너질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신문은 "북한에 대한 양보를 자제해 줄 것을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며 "평창동계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이후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남북 고위급 회담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국중앙(CC)TV는 서울 특파원을 연결해 회담 의제 등을 분석하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지지한다"는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지난 8일 정례브리핑을 내보내기도 했다.

[워싱턴 = 이진명 기자 / 베이징 = 박만원 기자 /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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