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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낙하산' 공공기관장 교체 착수

靑, 20일 인사추천위 첫 개최
文캠프 인재풀 1000명 넘어 논공행상 우려

  • 입력일 : 2017.06.20 02:30   수정일 : 2017.06.20 10:18
청와대가 이번주부터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추천 작업에 전격 착수한다. 특히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로 20일 열리는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에 대한 논의가 처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에서 공공기관 고위직으로 임명된 '낙하산' 인사를 솎아내는 작업부터 우선 진행될 것으로 관측돼 본격적인 공공기관 인사태풍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이번주부터 교체 대상인 공공기관장 리스트를 정리하면서 인사 작업에 들어간다"며 "인선 첫 단계인 후보 추천 작업에 돌입한 다음 추후 검증절차를 거쳐 인선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수위원회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느라 그동안 인사검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가 완비된 상황에서 후속 인사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정부 부처의 제청권을 존중하면서도 외부에 개방해서 공공기관장 후보자들을 추천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후보자별 자질을 공개적으로 검증한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3월부터 공공기관 보은인사와 채용비리 등을 겨냥해 특정감사를 벌였고, 문재인정부 차원에서도 조만간 공기업 등 정부산하단체와 유관기관, 국책연구소, 공공법인 등에 대한 경영실태 파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기존 공공기관장 임기를 최대한 보장하더라도 방만경영에는 책임을 물으면서 인적쇄신과 함께 투명한 인사시스템으로의 개혁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정권 교체 후 단행되는 공공기관장 인사는 대체로 전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성격이 짙었다.

특히 지금의 공공기관장 중에는 박근혜정부에서 친박 실세들이 챙겨준 인사들이 적지 않다. 이들 낙하산 기관장이 교체 1순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예상해서 상당수 공공기관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새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올해 지정한 공공기관은 △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89개 △기타 공공기관 208개 등 총 332개에 이른다. 이들 공공기관 기관장뿐만 아니라 임원과 감사 자리까지 감안하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 수는 20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개별법으로 설립되거나 독립성이 보장된 공공법인 약 100곳, 지방공기업 400여 곳, 공공기관 유관단체까지 포함하면 정부에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는 인사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문재인정부는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기관장들에 대한 교체 작업을 실시하면서 국정 철학을 공유한 최적의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기조에 따라 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9년 만의 정권교체인 데다 정책캠프에 참여한 학계인사만 1000명을 훌쩍 웃돌고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한 500명에 육박하는 전문가 및 전직 관료 등을 감안할 때 '논공행상'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역대 정부에서 기관장 인사 때마다 주목받은 대표적인 공공기관은 산업은행, 한국거래소, 한국전력과 6개 자회사, 산업인력공단, 전기안전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마사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공단, 한국투자공사, 강원랜드 등이다.

[강계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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