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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에도 식재료꾸러미 지급할까

원격수업에 급식예산 남아
교육당국, 추가 지급 고민

  • 입력일 : 2020.09.06 14:57   수정일 : 2020.09.07 18:18
서울 영등포구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호 씨(가명) 부부는 중학생인 두 자녀를 둔 학부모다. 김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수개월째 적자를 보면서 결국 가게를 내놓고, 적금까지 깨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두 자녀가 학교에 가는 날보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날이 많아지면서 학원비와 식비 부담이 더욱 늘었다고 했다. 이달 들어선 저녁 장사도 할 수 없다 보니 김씨는 틈틈이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루하루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1학기 때 아이들 이름으로 나온 식재료 꾸러미가 큰 도움이 됐는데, 2학기에도 추가 지원이 있다면 가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등교 대신 원격수업이 중심이 된 학교 현장에서는 식재료 꾸러미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는 학부모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등교 횟수가 줄어들면서 그만큼 남아도는 무상급식 재원을 학생 가정의 식비 부담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는 지적이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권 유치원과 초등·중학교에서는 오는 20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을 이어 가면서 해당 일수만큼 무상급식 재원이 남게 된다. 수도권 고교와 타 지역도 학교 밀집도 3분의 1(비수도권 고교 3분의 2) 원칙에 따라 줄어든 등교 횟수에 상응해 미지출 학교급식비 예산 차액이 쌓이고 있다.

상반기에 17개 시·도교육청은 각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남은 무상급식 예산으로 농산물 등 식자재를 사들여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학생 가정 농산물꾸러미 지원사업'(학생 식재료 꾸러미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역에 따라 3만~10만원 상당의 쌀이나 농산물 등으로 구성된 식자재(혹은 바우처)를 제공하기도 했고, 재난지원금 형태로 현금을 지원한 지역도 여럿 있었다. 당시 사업과 관련해 학생 가정의 식비 부담에 기여했다며 학부모 호응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에 따라 일부 교육청은 2학기에도 식재료 꾸러미를 원하는 학부모 수요를 고려해 추가 지급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울산·인천 등 일부 교육청은 2차 교육재난지원금을 검토 하고 있다. 최근 제주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격주등교를 시행한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 1명당 3만원 상당의 농산물 꾸러미 제공에 나선 상태다. 서울은 1학기 식재료 꾸러미 사업을 집행하고 남은 무상급식 재원을 일부 불용 처리하고 추경에 반납(일부 수업일수 충족위한 재원으로 보유)했는데, 2학기 추가 편성과 관련해선 "고민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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