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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육아…男女 확연한 시각차

출산부담 男 `소득` 女 `나의 삶`
가장 효과적인 출산정책으로
男 `현금 지원` 女 `보육 환경`

  • 입력일 : 2020.10.05 17:43   수정일 : 2020.10.11 18:08
◆ 위기의 호모 리베리 ② / 출산 거부하는 MZ세대 ◆

결혼·출산·육아 등에 대한 남녀 인식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결혼·출산에 대한 부담이 커 컸다. 출산·육아 부담에 대해서도 남자는 '돈', 여자는 '보육여건·시간'이라는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결혼은 필수'라고 답한 비율은 여성(21.9%)의 경우 남성(38.5%)보다 훨씬 낮았고, '출산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여성은 45.5%가 '없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25%만이 '없다'고 답했다. 자녀 출산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여성은 '없다(45.5%)'가 1위를, 남성은 '2명의 자녀를 낳을 생각(43.6%)' 각각 1위를 차지해 2030세대 남녀의 '동상이몽'이 극명했다. '자녀 출산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비율 역시 여성(87.0%)이 남성(70.8%)보다 높았다.

자녀 출산이 부담스러운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이러한 남녀 인식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의 경우 '소득이 적어서(45.9%)'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여성은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23.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경력 단절과 관련해 여성은 15.2%, 남성은 0.9%만이 '우려한다'고 답해 여전히 여성들이 임신·출산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

원활한 육아와 일을 병행을 위해 직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성별 간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는 육아휴직 보장과 차별·불이익 금지(34.1%)를 가장 많이 꼽았지만 남성 응답자는 '높은 급여(4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또한 여성 응답자는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면 가장 부담될 것 같은 요인으로 '경력 단절 우려(3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와 다르게 남성은 '소득 감소(32.5%)'를 꼽아 역시 소득에 대한 민감성을 보여줬다.

남성이 '소득'에 여성이 '보육 여건과 시간'에 각각 더욱 민감한 경향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도 나타났다. 정부가 현금성 지원, 유연한 근로제·보육 인프라 정착, 출산·육아 휴직 정착, 주거 안정을 위한 혜택 등 파격적인 출산 장려 정책을 편다면 어떤 것을 택하겠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는 '현금성 고액 지원(41.5%)'을 가장 많이 택했지만 여성 응답자는 '유연한 근로제도와 보육 인프라 구축(34.0%)를 꼽았다.

남녀 간 자녀 양육에 대한 자신감 정도에도 큰 차이가 나타났다. 향후 걱정 없이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급여를 받을 것 같냐는 질문에 여성은 21.0%가, 남성은 33.8%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자녀를 낳는다면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여성의 29.9%만이 '그렇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47.3%가 '그렇다'고 했다.

최은영 교수는결혼·출산 등에 대한 여성들의 부정적 인식이 두드러지는 경향에 대해 "여성이 부모와 근로자 위치를 완전히 병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사회적 모델이 만들어지지 않는 한 젊은 세대들이 위 세대들의 힘들었던 길을 다시 선택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이윤재 차장(팀장) / 우성덕 기자 / 김유태 기자 / 김연주 기자 / 임형준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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