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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데 500년 걸리는 마스크, 올 국내 50억장 생산…코로나發 '폐플라스틱 팬데믹' 공포

  • 입력일 : 2020.10.04 17:50   수정일 : 2020.10.04 20:35
◆ 플라스틱 팬데믹 (上) ◆

코로나19발(發) 플라스틱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만드는 데 5초, 사용에 5분,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 생산·사용은 간편하지만 일단 버려지는 순간부터 '전 인류'의 문제가 된다. 폐플라스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포장·배달용기, 물티슈 등 플라스틱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파괴와 폐기물 대란 우려가 높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단독주택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폐비닐은 11% 늘었다.

재활용품 수거업체 관계자는 4일 "2월 이후 매달 몇천만 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수거 대란은 '예고된 재앙'이라는 지적이다. 재택근무,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집집마다 플라스틱 배출량은 급증하는데, 폐플라스틱 가격은 떨어지고 수출길도 막혀 경영난에 허덕이는 업체들이 수거를 포기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 생활폐기물도 급증했다.

플라스틱 팬데믹, 플라스틱의 역습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환경과학 권위지 '환경과학기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매달 1940억개의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이 버려지고 있다. 국내만 놓고 보면 올해 마스크 총생산량은 50억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모두 재활용되지 않고 땅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폐기물이다.마스크의 겉감과 안감인 부직포와 정전기 필터인 MB(멜트 블론)필터는 모두 플라스틱 용기 재료와 같은 폴리프로필렌(PP)을 가공해서 만든다. 플라스틱 용기는 깨끗이 씻어서 분리 배출하면 화물 받침대인 팰릿이나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지만 마스크는 그냥 버려진다. 버려진 마스크는 땅에 묻혀 500년 후에 썩거나 바다로 흘러가 생태계를 위협한다.

[기획취재팀 = 이윤식 기자 / 이진한 기자 / 김유신 기자 / 박윤균 기자 / 차창희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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