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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 기술력 미국을 따라잡았다"

창어4호 달 뒷면 착륙 성공…우주굴기 中, 5년 내 달에 사람 보낸다

  • 입력일 : 2019.01.03 17:54   수정일 : 2019.01.04 00:07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항공관제센터가 공개한 창어4호의 착륙 시뮬레이션 모습. 창어4호에 있는 무인 이동 로버는 향후 달 뒷면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달 지표면, 자원, 얼음 등을 탐색하게 된다. 창어4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한 탐사선으로 기록됐다. [사진 제공 = 중국국가항천국]
사진설명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항공관제센터가 공개한 창어4호의 착륙 시뮬레이션 모습. 창어4호에 있는 무인 이동 로버는 향후 달 뒷면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달 지표면, 자원, 얼음 등을 탐색하게 된다. 창어4호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한 탐사선으로 기록됐다. [사진 제공 = 중국국가항천국]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탐사선이 내려앉았다.

중국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3일 오전 10시 26분(현지시간) 중국국가항천국(CNSA)이 개발한 달 탐사선 '창어4호'가 달 뒷면에 있는 남극 지역인 '사우스 폴 에이킨' 분지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전했다. 창어4호는 이동 가능한 무인 로버를 내려보내 지질층과 자원 등을 분석하고 식물을 키우는 실험에도 나설 예정이다. 중국은 2013년 창어3호를 달 앞면에 보낸 데 이어 창어4호의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면서 세계 최초로 달 전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시킨 기록을 갖게 됐다.

지구에서 달은 항상 같은 면만 보인다.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기 때문이다. 인류가 처음으로 달의 뒷면 영상을 본 것은 옛 소련이 개발한 '루나3호'가 1959년 10월 7일 달의 뒷면을 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을 때다. 이후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하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달 탐사선을 보냈지만 달 뒷면으로 보낸 적은 없었다. 비용 때문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달 뒷면에 놓인 탐사선은 지구를 향하고 있지 않은 만큼 지구와 교신할 수 없다"며 "교신을 위해 탐사선 외에 달 궤도 위성을 추가로 띄워야 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런데 중국의 우주굴기가 이를 가능케 했다는 설명이다. CNSA는 지난해 6월 창어4호와 지구와의 교신을 돕는 달 궤도 위성 '췌차오'를 쏘아올렸다. 오작교를 의미하는 췌차오는 창어4호의 신호를 받아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창어4호는 3일 오전 도착 직후 췌차오를 통해 사진을 전송해왔다.

창어4호는 달 뒷면 남극에 위치한 사우스 폴 에이킨 분지에 착륙했다. 이 지역은 달에서 가장 깊고 오래된 분화구로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안쪽 지역에는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돼 왔다. 최 책임연구원은 "이 지역은 달의 맨틀과 가장 가까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며 "달의 지질층과 땅속에 묻혀 있을 많은 자원을 탐사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고 설명했다. CNSA에 따르면 창어4호는 앞으로 3개월간 달 표면 토양·광물 관측은 물론 우주에서 날아오는 전파 등을 수집하고 밀폐공간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창어4호는 중국이 미국, 러시아와 함께 우주 탐사 주도국이 되려는 야심을 보여주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책임연구원은 "창어4호는 심우주 탐사 분야에서 중국 기술력이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심우주 탐사는 많은 돈과 시간, 꾸준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한 만큼 정부 관심이 없이는 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맬컴 데이비스 호주전략정책연구소 국방전략분석가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창어4호 성공은 단순한 과학 미션이 아니라 중국이 초강국으로 부상함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심우주 탐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2020년 월석을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창어5호를 발사하고 중국 우주인을 5년 내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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