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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美선거 개입…시진핑 이젠 내 친구 아냐"

지지기반 농·목축업자에게
中, 관세 물리자 심기 불편
왕이 "선거개입 부당한 비난"
美-캐나다 양자회담 무산

  • 입력일 : 2018.09.27 17:39   수정일 : 2018.09.27 17:4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6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상·하원과 주지사 선거)에 중국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고 공개 발언하며 양국 간 무역갈등 우려를 고조시켰다.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주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중국이 다가오는 우리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나 또는 우리(공화당)가 승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무역과 관련해 중국에 문제를 제기한 역대 첫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의 선거 개입을 뒷받침할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증거가 있다"며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드러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왕이 외교부장은 "우리는 어떤 나라의 국내 사안에 관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중국을 겨냥한 어떠한 부당한 비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이 미국과 무역갈등 속에서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농업·목축업자들에게 관련된 보복 조치를 쏟아내는 상황이 불편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이 우리 농부를 공격하고 가짜 메시지를 퍼뜨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들이 우리 선거에 개입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 주석에 대해 "그는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아마도 그가 나를 존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인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내 친구인 시 주석에 대해 대단한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지 하루 만에 선거 개입 이야기를 꺼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그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서도 "(트뤼도 총리의) 양자 정상회담 요청을 내가 거부했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의 관세가 너무 높고 그(트뤼도 총리)가 달라지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우리는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경고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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