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평양의 강남 '여명거리' 함께 산책할수도

  • 입력일 : 2018.09.17 17:49   수정일 : 2018.09.17 19:57
◆ 9.18 평양정상회담 ◆

문재인 대통령의 2박3일 평양 일정은 그 자신에게 정치인으로서 '운명의 굴레'를 씌운 동지이자 친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것과 여러 측면에서 비교된다. 17일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방북에 앞서 별도의 행사 없이 곧바로 평양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11년 전 노 전 대통령이 방북 직전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올라가면서 도중에 남북 간 노란 경계선을 걸어서 넘는 퍼포먼스를 펼친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간소한 출발인 셈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 방북 첫날 북측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찬을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방북 둘째날 오전·오후에 회담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런 형식적인 만남은 최소화하고 이틀에 걸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수차례의 친교 시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양 정상 간 친교 시간에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양측 정상이 배석자 없이 약 40분 동안 밀담했던 것처럼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상징적 장면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양측 정상이 평양 대동강변이나 김정은 시대 현대화된 평양을 상징하는 '여명거리' 등을 산책하며 대화하는 모습 등이 나올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 방북 3일 차에 현재 아무런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점에 주목해 문 대통령 혹은 양측 정상이 평양 이외의 지역을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에게 백두산·개마고원 트레킹에 대한 희망을 강하게 밝힌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깜짝 이벤트가 나올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백두산 인근 삼지연 공항은 문 대통령의 전용기가 이착륙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도 집권 이후 이 공항을 이용해 수차례 백두산을 방문해 천지에 올랐다. 앞서 2007년 노 전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 날 귀환길에 남포에 위치한 남북합작 평화자동차 공장과 북측의 대표적 인프라스트럭처인 서해갑문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방북 당시처럼 대집단체조를 관람할 수도 있다. 앞서 북측은 정부 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에 새로운 대집단체조인 '빛나는 조국'을 새로 선보였다.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go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