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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구설 "의지있다면 일자리 널려"

실직한 정원사 청년에게
"의지있다면 일자리 널려"

  • 입력일 : 2018.09.17 17:28   수정일 : 2018.09.17 20:4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청년 실업자에게 현실과 동떨어진 조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일자리가 없어 하소연하는 20대 청년에게 그의 경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업종을 변경하면 구직이 쉬울 것이라고 답변해 비난을 받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전날 열린 엘리제궁 개방 행사 중 마크롱 대통령과 한 청년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 청년은 자신을 25세라고 소개하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지만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실직한 정원사였다.

이에 로스차일드 은행원 출신인 마크롱 대통령은 "일할 의지나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가 있다"며 "내가 가는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건설현장 어디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라고 업종 전환을 조언했다.

현재 프랑스 호텔·레스토랑 업계에서는 인력 10만명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불법 이민자를 합법화할 것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자 마크롱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이용자는 "프랑스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오직 30초 만에 누군가에게 어떻게 그처럼 심한 경멸과 공감의 결핍, 무지를 드러낼 수 있을까"라고 마크롱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9.2%에 달해 네덜란드나 독일, 영국보다 2배 넘게 높다. 특히 프랑스의 15~24세 젊은 층 실업률이 22.3%에 달해 이웃 독일의 세 배나 된다.

논란이 일자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대표는 "가난한 사람들을 경멸한 것은 아니다"며 "헛된 말보다는 진실을 말하는 쪽이 낫다"고 마크롱 대통령을 두둔했다.

대선 승리 당시 중도를 표방하며 좌우 지지자들을 끌어모았던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이후 200억유로에 달하는 세금 감면과 복지 축소 정책 등을 펼치며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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