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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다시 손내민 美…무역전쟁 돌파구 찾나

2천억弗 고율관세 앞두고
므누신, 류허에 협상 제안
파국 막을 극적타협 촉각

  • 입력일 : 2018.09.13 17:37   수정일 : 2018.09.13 18:04

미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고위급 협상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지난 6일 의견 수렴 절차가 끝나 2000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이 협상을 제안해 당분간 고율 관세 부과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WSJ 보도에 따르면 '대화파'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사진)을 중심으로 한 미국 고위 관리들이 최근 류허 부총리 등 중국 측 협상 파트너에게 협상 재개를 위한 초청장을 보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측에 수주 내 협상 재개를 제안하고, 각료급 대표단 파견을 요청했다"며 "협상이 미국 워싱턴DC나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의 이번 초청이 실제 미·중 간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워낙 독단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때문이다. WSJ는 "중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해 매우 민감해졌다"며 "중국으로선 미국 협상 대표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명확하게 권한을 부여받았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초청에 응하기를 꺼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실제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큰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스티브 무어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최근 매우 좋기 때문에 미국 측 대표는 과거에 비해 보다 우위에서 중국과 협상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2~23일 워싱턴DC에서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이 회담을 했지만 돌파구를 찾는 데 실패했다. 특히 협상 와중에 미·중은 상대국 수입품 160억달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중국이 협상에 응할지 또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전망이 밝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미·중 무역전쟁이 확산될수록 서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국을 막기 위한 타협 가능성은 살아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많은 사람은 대화하지 않는 것보다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믿는다"며 "중국 정부는 대화할 의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 무역분쟁에 따른 우려에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날 12개 연방준비은행별 관할 지역의 경기 동향을 평가한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여러 지역에서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을 지적했다"며 "이는 제조업체 사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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