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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1천대·병력 30만…중·러 합동훈련

시진핑, 동방경제포럼 첫 참석
中, 러 주최 지상훈련 첫 참여
習-푸틴, 美 보란듯 밀월과시

  • 입력일 : 2018.09.11 17:45   수정일 : 2018.09.11 23:42
무역전쟁과 대러 제재로 미국과 대립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반(反)미'를 고리로 새로운 밀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러 정상은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올해 세 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결속을 다지는 한편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합동군사훈련을 열어 미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대 중·러의 대립 구도가 분명해지면서 신냉전이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시 주석의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은 취임 후 처음으로,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의미가 있다. 동방경제포럼은 푸틴 대통령이 극동 개발과 아·태지역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직접 주최하는 포럼이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방러에 앞서 "시 주석의 동방경제포럼 참석은 올해 하반기 중·러 간 가장 중요한 고위급 교류"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양국은 회담 장소인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서 이날부터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전개했다. '보스토크-2018'(동쪽이라는 뜻)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번 훈련에는 병력만 러시아군 전체의 3분의 1인 30만명이 투입됐다. 전투기 1000대, 전차 3만6000대가 동원돼 옛 소련의 위용을 떠올리게 했다. 특히 중국 측에서 인민해방군 3200명과 전투기·헬기 30대가 참여해 공조를 과시했다. 양국이 발트해와 동중국해 일대에서 해상훈련을 진행한 바 있지만 러시아가 주최하는 대규모 지상훈련에 중국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까운 친구인 시 주석과 러·중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상세히 논의했다"며 "경제, 사회,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높이는 방안을 다뤘다"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올해 세 번이나 푸틴 대통령과 만났는데, 이 같은 긴밀한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관련해서도 협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블라디보스토크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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