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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 모인 푸틴-시진핑-아베…한반도 둘러싸고 '3强 외교전'

동방경제포럼 오늘 개막
中·日·러 정상 연쇄회담
트럼프 압박 맞서 新밀월?

  • 입력일 : 2018.09.10 17:49   수정일 : 2018.09.10 23:48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 정상들이 일제히 집결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인다.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막하는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주최 측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속속 집결해 새로운 국제외교 질서를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각국 정상과 논의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지만 북한과 인접한 동북아시아의 주요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한 논의가 핵심 의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미 간 비핵화 협의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가운데 열리는 3국 정상 릴레이 회담에 관심이 모아진다. AFP통신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10일 아베 총리, 11일 시 주석, 12일 이 총리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한반도 외교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 총리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미국 일방 노선'을 고집했지만 최근 외교 다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의 동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로 협력 범위를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 무역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포럼 하루 전인 10일 도착한 아베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러·일 운송망 구축을 골자로 한 경제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 양국 협력을 방해했던 러·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쿠릴 열도에서 공동경제활동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회담한 후 "일본은 러시아에 안정적이고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는 상호 존중에 기반해 러·일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이 신밀월 행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최근 양국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발효 40주년(10월 23일)을 앞두고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과거사와 영토 분쟁 등 산적한 현안이 많지만 일단은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게 양측 판단이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시 주석은 중·러 동맹을 통해 대미 견제에 나선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방러를 발표하면서 "양국 협력에 관한 가장 중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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