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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또 구멍 뚫렸다…공항 검역대 무사 통과

쿠웨이트 방문 60대 확진 판정
3년만에 다시 발생…22명 격리
두바이서 온 英여성 `의심환자`

  • 입력일 : 2018.09.09 17:52   수정일 : 2018.09.10 00:07
◆ 3년만에 메르스 환자 ◆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참사 이후 3년 만에 확진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메르스의 본격적인 확산 여부는 잠복기를 감안해 2주일 안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학교급식 케이크' 집단식중독 사고에 이어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전염병인 메르스가 추석을 앞두고 발생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A씨(61)가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 출장 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지난 7일 오후 4시 50분께 입국했다. A씨는 귀국 전인 지난달 28일 설사 증상으로 쿠웨이트 소재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입국 당시 검역대를 문제없이 통과했다.

하지만 입국 직후 A씨는 또다시 설사 증상으로 서울 강남구 소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병원은 같은 날 밤 9시 30분께 보건당국에 A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A씨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8일 오후 4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쿠웨이트는 A씨 확진 판정에 따라 메르스 오염지역으로 재지정됐다.

A씨가 공항에 도착할 당시 몸이 불편하다며 휠체어를 요구했고 공항 직원들이 실제로 휠체어와 직원의 도움 등 이동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공항 검역과정에서 A씨의 건강상태를 의심하지 않은 방역당국의 관리 소홀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씨가 병원을 자발적으로 찾지 않았다면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A씨가 귀국 직후에는 발열, 기침 등이 없었으나 병원 검사에서는 나타났다는 점도 부실한 검역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A씨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은 9일 오후 4시 현재 출입국심사관, 항공기 승무원·탑승객,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가족 등 모두 22명으로 이들은 자택 등에 격리된 상태다.

두바이를 거쳐 최근 한국에 입국한 영국 국적 여성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9일 오후 늦게 확인되면서 메르스 추가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여성은 A씨와 같은 장소에 있었던 이른바 '일상접촉자'로 나타났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전했다. 또 A씨와 같은 쿠웨이트 현지 사업장에서 근무한 두 명의 한국인 중 한 명이 의심환자로 나타나 추가 검사 중이라고 주쿠웨이트 한국대사관 측은 전했다.

[서진우 기자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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