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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英 브렉시트 협상 실속만 챙기려 해"

메이 협상태도에 경고…브렉시트 불확실성 커져

  • 입력일 : 2018.09.03 17:19   수정일 : 2018.09.03 17:20
유럽연합(EU)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주도하고 있는 소위 '소프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2일(현지시간) 독일 언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과 인터뷰하면서 "메이 총리의 제안은 불법적"이라며 "단일 시장과 유럽 프로젝트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7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을 바탕으로 한 '체커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영국은 EU 탈퇴 후에도 공산품과 농산물에 있어서는 EU와 동일한 규제 체계를 유지하되, 서비스 부문과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영국의 소프트 브렉시트는 EU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EU 규칙을 선별 적용하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체리피킹(실속만 챙기는 행동)'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이어 "만약 우리가 영국이 규정에서 건포도(좋은 것)만을 줍게 둔다면 이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다른 제3국도 동일한 혜택을 제공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그는 "영국이 노르웨이(EU 비회원국)처럼 EU 규칙을 준수하고 결속을 노력하면 EU 단일 시장에 머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선택은 영국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바르니에 수석대표가 메이 총리의 계획안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으나 이처럼 노골적이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EU와 영국은 내년 3월 29일 영국의 공식 EU 탈퇴에 앞서 오는 10월로 협상 마감 시한을 설정했다. 하지만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이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협상 마감 시한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메이 총리는 이날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만족할 만한 브렉시트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서도 "'노딜' 브렉시트 상황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것을 뜻한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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