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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비밀접촉'…몰랐던 美 '발끈'

WP "7월 만나 납북자 문제 논의…日, 트럼프에 해결 못맡겨 판단"

  • 입력일 : 2018.08.29 17:23   수정일 : 1970.01.01 09:00
북한과 일본이 지난 7월 미국에 통보하지 않고 "비밀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대화 진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정보관과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책략실장이 베트남에서 만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각정보관은 일본 정부 정보조직인 내각정보조사실의 수장이다. 미국 측은 일본이 회담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WP는 일본 관료를 인용해 "납북 피해자 문제 해결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 의지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 판단"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개별 보도에 대해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납치 문제를 비롯한 핵, 미사일 등 모든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얼버무렸다. 평소 부정확한 보도에 대해서는 즉각 부정하는 스가 장관 스타일을 고려할 때 회담 사실을 인정한 것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날도 스가 장관은 WP의 해당 기사 중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미·일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진주만 공격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기타무라 정보관도 사실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현재로서는 말할 내용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회담 참석자 등을 고려할 때 납북 피해 일본인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비밀 접촉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인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북한에서 구속된 지 보름여 만에 풀려난 과정에도 양국 간 협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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