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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北에 또 충격요법?…폼페이오 訪北 돌연 취소

"中 비협조" 北·中 동시압박

  • 입력일 : 2018.08.26 18:43   수정일 : 2018.08.26 22:26
◆ 폼페이오 방북 전격취소 ◆

27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돌연 취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며 방북 계획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중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에도 미·북정상회담 계획을 취소했다가 번복하는 '충격요법'을 쓰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무역분쟁으로 인해 중국이 이전처럼 비핵화 절차를 돕지 않고 있다"며 화살을 중국에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된 뒤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비핵화 협상 장기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26일 "미국 주장은 기본 사실에 위배될 뿐 아니라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변덕을 부려서는 안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무역 문제로 인한 미·중 간 대치 국면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비핵화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에 가속도를 붙이려던 청와대 계획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정부는 폼페이오 장관 방북 취소와는 별개로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예정대로 이달 내 개소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 개선이 비핵화의 추동력이 될 수 있다는 청와대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 조절을 원하는 백악관과의 온도차가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미국은 당분간 북한과 냉각기를 가지려는 판단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상황이 진전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전략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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