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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일 못하겠네"…백악관 관리 1년새 40%가 짐싸

역대 행정부 최고 이직률…고위직에선 56%가 떠나

  • 입력일 : 2018.07.03 17:24   수정일 : 2018.07.03 19:37

지난 1년 동안 미국 백악관 직원 10명 중 4명이 백악관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직률 최고'라는 불명예 기록을 또 하나 갖게 됐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직원들의 이직률이 무려 37%로 기록적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이 지난달 말 공개한 급여지불총액 연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이직률 수치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기준 시기는 지난해 6월 30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이다. 그 시기 무려 141명의 직원이 백악관을 떠났으며 새로 고용된 직원은 138명으로 집계됐다. AP통신은 이번 분석 기간 내 채용됐다가 그만둔 직원은 통계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가령 지난해 7월 임명된 지 열흘 만에 권력다툼 끝에 백악관에서 밀려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공보국장은 이직률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포함하면 이직자는 더 많아진다.

이직률은 고위직으로 갈수록 높아졌다. 보좌관급 이상 고위직에선 무려 56%, 부보좌관급 중위직에선 43%, 특별보좌관급 하위직에선 39%가 이미 교체됐거나 교체를 앞두고 있다. 마사 쿠마 토슨대 교수는 "고위직 이직률은 현대 어느 미국 행정부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이미 게리 콘 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전 대변인 등 굵직한 인물들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이나 백악관 내 권력 암투를 이기지 못한 채 백악관을 떠났다. 현 존 켈리 비서실장의 교체설도 최근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아래 백악관 관리들의 이직률은 이전 행정부와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같은 기간 고위직 13%, 중위직 15%, 하위직 24%의 이직률을 기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같은 기간 오직 한 명의 고위직 인사만이 백악관을 나갔다.

쿠마 교수는 "(높은 이직률은) 외부 동맹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조율 능력에 타격을 입힌다"며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인 캐스린 텐파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효율성이 떨어져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가 훼손되고 있다"며 "도덕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백악관 공개자료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가 받는 최고 연봉은 17만9700달러(약 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봉을 받는 인사는 백악관 내 최고위직으로 총 23명이 해당된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래리 커들로 NEC 위원장,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 켈리 비서실장,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등이다.

AP통신은 "이 기간 백악관 직원 170명의 급여가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하며 "대체로 승진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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