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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 김정은 경호·의전대결 '장외 기싸움'

美대통령機 에어포스원 캐딜락 방탄차 철통경호
中 총리 전용기 타고온 金…12명 `방탄경호` 이목집중

  • 입력일 : 2018.06.11 17:50   수정일 : 2018.06.12 00:31
◆ 美·北 12일 세기의 담판 ◆

사상 첫 미·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의전 대결이 불붙고 있다. 삼엄하기로 알려진 미국 대통령 경호는 물론이고 북한 지도자로서는 가장 먼 여행에 나선 김 위원장에 대한 경호도 미국 대통령 못지않게 철통같았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경호에서부터 사전 '기싸움'에 돌입한 것 같다고 표현했다.

지난 10일 두 지도자가 나란히 싱가포르에 도착하며 에어포스원 대 에어포스 '은'의 대결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보잉의 보잉 747을 개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는 백악관 집무실처럼 암호화된 통신과 영상회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하늘의 백악관'으로 불린다. 재급유 없이 최대 1만3000㎞까지 비행할 수 있으며 대공미사일 회피 기능과 전자기파 공격 방어 장치, 수술이 가능한 의료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 전용기로 이용하는 비행기인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400에서 내렸다. 홍콩 빈과일보는 11일 이 비행기가 리커창 중국 총리의 전용기라고 보도했다. 자신의 전용기 참매 1호가 있지만 비행거리와 의전을 감안해 중국에서 특별히 임차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한 기종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어포스원보다 더 크고 더 신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각각 전용 차량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는 캐딜락원을 모델로 개조된 차량으로 '야수'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한 대 가격이 150만달러(약 17억원)로 추정된다. 13㎝ 두께의 방탄유리를 달아 웬만한 탄도무기, 급조폭발물(IED), 화학무기 등의 공격을 견딜 수 있고, 펑크가 나도 달릴 수 있는 특수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 타던 벤츠 리무진을 싱가포르로 공수해 왔다. 4·27 남북정상회담 때 탔던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로 추정된다. 특수 방탄 처리가 돼 자동소총이나 수류탄으로도 뚫을 수 없으며 외관 전 부분이 방화 재질로 화염방사기나 화염병 공격에도 대비할 수 있다.

지난 10일 오후 숙소로 들어가는 김 위원장의 차량 좌우와 뒤쪽으로는 남북정상회담 때 등장했던 북한 947부대 소속 경호대원들인 '방탄경호단' 12명이 다시 등장해 차량을 에워싸고 달리는 모습이었다. 싱가포르 당국은 김 위원장 경호에 차량 35대를 투입했다. 이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경호 때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570m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 숙소인 샹그릴라호텔과 김 위원장 숙소인 세인트레지스호텔의 경호 경쟁도 치열했다. 샹그릴라호텔 곳곳에는 경찰과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입구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졌고 차량 X선 검색대도 설치됐다. 호텔 로비는 평범해 보였으나 곳곳에 경호요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싱가포르 = 임영신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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