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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제사회 갈등 틈타…시진핑은 '외연 넓히기'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서 "러·인도·이란과 운명공동체"

  • 입력일 : 2018.06.11 17:29   수정일 : 2018.06.11 17:3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최근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SCO 운명공동체 건설'을 언급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간 연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꾀하면서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틈을 타 중국은 SCO 외연을 넓혀 '중국판 연대'를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지난 9~10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의 주요 성과를 소개하면서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상하이정신'은 개방, 평등, 포용의 가치관 속에서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며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드러난 갈등과는 대조적"이라고 보도했다.

SCO는 2001년 7월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이 설립한 지역 안보 보장 국제조직이다. 지난해 인도, 파키스탄이 가입하면서 현재 SCO 회원국은 8개국으로 늘었다.

올해 18회를 맞은 정상회의에는 회원국뿐만 아니라 이란, 몽골, 터키, 스리랑카 등 10개 비회원국도 옵서버 등 자격으로 참여해 세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SCO 회원국들이) 상하이정신을 드높여 운명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형 국제관계 건설을 추진하고, 평화, 공동 번영, 개방 포용을 추구하기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콩 봉황TV는 "시 주석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이 SCO 회원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상호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역 간 연대 강화 움직임의 이면에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 확산과 국제 정치적 셈법이 숨어 있다. SCO 회원국들은 중국의 숙원 사업인 일대일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국가들이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이들 국가에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하면서 중국의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SCO은행연합체를 통해 300억위안(약 5조1000억원) 규모 전용 대출을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나아가 거시적인 국제 정세를 살피고 있는 중국은 SCO를 통해 러시아, 인도,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도 특히 힘쓰고 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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