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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회담 결정해줘 감사"…金 "싱가포르 노력 영원히 기록"

리셴룽 총리, 김정은과 회담

  • 입력일 : 2018.06.10 22:19   수정일 : 2018.06.10 23:52
◆ 美北정상회담 D-1 ◆

미·북정상회담의 '중재자'인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가 자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다음날 별도로 회동할 예정이다.

10일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리셴룽 총리에게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역사적 회담인데 (싱가포르 정부가)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주시고 편의를 제공해줬다"면서 "싱가포르 정부가 집안일처럼 성심성의껏 제공해주고 편의를 도모해줬다"며 거듭 감사를 표시했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을 하기로 결정해줘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회담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리 총리 간 회담은 11일 있을 예정이라고 싱가포르 외교부가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북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회담 개최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지난 7일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외무상과 김 위원장 의전·경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났다. 싱가포르는 미·북정상회담을 개최하게 돼 외교무대에서 위상이 올라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김씨 일가와 인연이 깊은 국가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1975년 남북과 동시 수교한 싱가포르는 한국뿐 아니라 북한과 다양한 인적·물적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신변 안전이 보장되는 국가라는 점에서 김씨 일가의 단골 방문지였다.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2012년 신병 치료차 찾았으며, 김 위원장의 형인 김정철이 이곳에서 에릭 클랩턴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스위스'로 불리는 외교적 중립지대다. 동시에 개방경제를 표방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개발 독재와 세습 체제를 유지하는 보기 드문 국가다. 스위스에서 장기간 유학 생활을 했으며 경제 발전을 꾀하는 김 위원장에게 영감을 줄 만하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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