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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공격적 행보' 中-韓-美 잇따라 만나

올해 6자회담國 모두 만날수도

  • 입력일 : 2018.03.28 17:54   수정일 : 2018.03.28 19:52
◆ 김정은-시진핑 회담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국제무대 데뷔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불과 한 달 전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대남 특사로 보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 제안에 이은 전격적인 중국 방문과 북·중정상회담까지, 김정은은 핵실험을 하지 않고도 다시 한 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월부터 5월 말까지 한·미·중 정상을 모두 만날 예정인 김정은 위원장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올해까지 6자회담 당사국과 모두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북한과 접촉 가능성을 제기했고 다음달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방문 목적도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조율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미·북정상회담 전 중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 우군과 관계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북·러 간 고위급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한편 외교가에서는 이번 김정은의 방중이 2000년 5월 김정일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뒤 처음으로 방중해 장쩌민 당시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정일 역시 6월 첫 남북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앞두고 있었고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유고슬라비아를 폭격하며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번 김정은의 방중과 마찬가지로 김정일은 당시 중국에서 '정통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전 북·중 관계를 강화해 북한의 몸값을 올리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2000년 김정일의 방중과 이번 김정은의 방중은 쏙 빼닮았다"며 "중국과 관계 강화를 통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됐을 경우 제기될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대비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전 자신의 외교적 영향력을 최대한 확대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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