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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양절에 '中 2인자' 왕치산 부주석 보낼수도

시진핑, 김정은 답방 요청 수락

  • 입력일 : 2018.03.28 17:54   수정일 : 1970.01.01 09:00
◆ 김정은-시진핑 회담 ◆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다음 고위급 회담은 김일성의 생일로, 북한에서는 태양절이라고 불리는 4월 15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방을 요청했고 시 주석도 수락한 만큼 태양절에 맞춰 시 주석의 전격적인 방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북·중 정상회담 준비 기간이 짧다는 측면에서 시 주석의 4월 방북은 현실성이 높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대신 시 주석이 태양절에 자신의 오른팔인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보내 북한에 대해 최고 예우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의 최대 명절로 불리는 태양절에 중국의 2인자인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재확인하고 남북정상회담 전 북한에 확실한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중 관계에 정통한 외교가 소식통은 "북한의 초청을 받는 형식으로 중국에서 최소 상무위원 서열 5위 내 인사가 태양절에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에서는 태양절에 북한에 충분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고 했다.

중국 전문가인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양국 관계가 좋지 않았던 과거에 왕치산급 인사의 방북은 생각하기 어려웠지만 정상회담 이후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다. 실제 급물살을 타는 북·중 관계가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돌입하고 있어 시 주석이 5월께 북한을 가는 파격적인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중국에서 태양절에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 북·중 간 확실한 관계 개선 신호를 다시 드러낼 수 있다"며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국가 간 밀착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태양절에 외빈과 외신기자를 초청해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왔다.

하지만 4월 말 남북정상회담과 다음달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로키(lowkey)'로 진행되는 만큼 열병식 규모를 지난해와 달리 일부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며 외교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혹은 위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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