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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깜짝 訪中…시진핑과 회담"

외교 소식통 "金위원장과 中최고지도부 3시간 회담"…SCMP·산케이도 "김정은 방중"
北·中 이해 맞아 떨어져…남북·미북 회담전 전격 만남
삼엄한 경계속 사흘간 訪中…韓정부는 사태 파악 `깜깜`

  • 입력일 : 2018.03.27 17:48   수정일 : 2018.03.28 08:0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6일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중국의 지지를 유도하면서 미국과 회담할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내 정치권과 베이징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을 비롯한 상무위원들과 회동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외교안보 당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동생(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아니며 김정은 본인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일본 산케이신문도 27일 호외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복수의 중국 공산당 지도자와 회담했다고 중국 공산당 당국자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번에 방중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27일 "김정은 위원장이 26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3시간가량 회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회담장에 시 주석이 참석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전직 외교 당국자는 "코너에 몰린 북한이 한국에 이어 중국의 지지를 받은 후 미·북 협상을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 역시 "현재 미·중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북한이 이 틈을 타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대북 제재 완화와 대북 원조 등을 요구했을 수 있다"며 "중국으로서는 북한 측 요청을 받아들여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다시 쥘 수 있다는 차원에서 '차이나 패싱'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방중 행보를 그대로 답습했다. 26일 북한 특별열차를 타고 방중한 사실이나 27일 오전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을 방문한 것은 김정일 전 위원장이 7년 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와 똑같다.

중국 공안과 무장경찰은 25일부터 김 위원장 동선에 따라 삼엄한 경비 태세에 돌입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방문했던 인민대회당과 하룻밤을 묵었던 댜오위타이(18호각) 인근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취재 역시 봉쇄됐다.

중국 당국은 앞서 25일 전 매체에 '북한 관련 보도를 하지 말라'는 지령을 내렸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SNS에는 김정은을 지칭하는 '진싼팡(김씨 일가 3대 뚱보)' 등 단어 검색이 차단됐다. 한편 김 위원장은 27일 오후 3시께(현지시간) 베이징역에서 귀국행 특별열차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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