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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투자 늘리는 韓대표 기업들

반도체서 차·배터리·화학까지
미국서 신산업 선점 위해 투자

  • 입력일 : 2021.11.14 17:32   수정일 : 2021.11.14 20:40
◆ 이재용 해외경영 재시동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와 배터리를 비롯해 주요 산업의 자국 생산을 추진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를 비롯해 화학회사들도 미국 시장 확보를 위한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신규 반도체·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대규모 연구개발(R&D)센터, 수소 등 친환경산업이 대거 포함됐다.

SK그룹은 최근 미국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5박6일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며 2030년까지 미국에 520억달러, 우리 돈 약 6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와 수소, 에너지솔루션 등 여러 분야가 포함됐다. 특히 SK그룹은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SK온과 포드는 각각 5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배터리 합작사 '블루오벌'을 설립한다. 이 투자 규모는 미국에서 이뤄진 배터리 공장 투자 건으로 역대 최대다.

현대차그룹도 2025년까지 5년간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다. 여기에는 전기차 생산뿐 아니라 수소는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의 투자도 모두 포함됐다. 이를 통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갖추고 미국 내 '리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 구축에 나서고 있다. GM과의 합작사에는 2조원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에도 2조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 공장 외에 2025년까지 5조원을 단독 투자해 미국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북미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LG화학은 지난 9월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플라스틱 공장을 미국에 세운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세계 4대 곡물 가공 기업 중 하나인 미국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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